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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의 원룸 구하기 체크리스트

낡은이 2021. 6. 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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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낡은이입니다.

제가 곧 이사를 해야 해서 집을 알아보다가 여기저기 뿌려놓은 메모를 하나로 모으기 위해 작성하는 글입니다ㅋㅋ

그렇기 때문에 모두에게 해당되는 내용이 아닐 수 있으며 모든 것은 낡은이에게 맞춰서 작성되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촬영이나 녹음을 하는 이유는 한꺼번에 여러 집을 보게 되면 헷갈리는 것도 있고, 나중에 말을 바꾸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 자리에서 바로 담판을 지으면 좋겠지만 방 보여주는 중개사 분들은 뭐가 그리 급한지 뒤에 누가 쫓아오듯이 다음 집으로 가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럼 저도 정신이 쏙 빠져버리겠지요? 

 

그리고 본인의 가구나 가전을 소지하면 참 좋겠지만, 원룸 사시는 분들은 보통 이사를 많이 다니시고 개인 물건을 늘리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저는 풀풀옵션을 선호하는데요. 요즘은 공간 여유만 있으면 기본 옵션이 있어도 냉장고나 냉동실 정도는 제꺼 하나 사고 싶은 생각이 들긴 합니다. 

 

그리고 방 볼 때는 낮과 밤, 주말과 주중을 다 보면 좋다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학교 근처라 주중과 낮에는 평온한 동네였다가 주말이나 밤에 유흥가로 변신한다던지 그런 곳이 꽤 많더라고요. 최근에 이사한 제 지인(1)의 집이 딱 그런 동네여서 시간만 허락해 준다면 모든 경우의 시간대에 가보고 정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현실적으로는 힘들겠지만요. 

 

요즘처럼 위험한 세상에 아직도 현관과 각 세대별 잠금장치가 되어 있지 않거나 고장 난 도어록을 그대로 방치하는 원룸도 꽤 있더라고요. 제가 지금 사는 집을 선택하게 된 이유 중에 하나도 주변의 다른 원룸들처럼 건물 입구 문을 열어놓고 다니지 않기 때문이었어요. 누군가에게는 사소할 수 있지만 저에게는 큰 문제였습니다. 

 

운이 좋게도 저는 아직 습기가 심한 집에서 살아보지 않았습니다만 중개소에서 소개해준 집에 가보면 벽지에 물이 맺혀 있거나 심하면 흐르는 경우를 봤어요. 그런 집에는 살지 않는 게 가장 좋겠지만 자금사정 때문에 살아야 한다면 주인집에 가습기를 조근조근 요구해봅시다.. 저의 지인(2)중에 한 분도 반지하를 작업실로 얻으셨는데 습기 문제로 계약을 망설이자 주인집에서 가습기를 새로 사줬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안 되면 말지 뭐! 

 

또 지인(3)의 얘기입니다만 전세 독립을 축하하며 갔던 집들이에서 너무 많은 하자를 발견하고 놀랐던 적이 있었는데요. 일단 제가 도배를 시작했다 보니까 그게 엄청 신경 쓰였었거든요? 띄움 도배를 했는데 그 띄움 정도가 너무 심해서 건드리기만 해도 푹푹 찢어지더라고요. 그날만 해도 찢어진 벽지를 3군데 보았고, 지인의 공부방 콘센트는 지나치게 돌출되어 덜렁거리고 있었습니다. 이건 쓰자니 위험하고 안 쓰자니 거기밖에 없고.. 이런 건 사전에 주인집에 얘기를 해서 수리를 받고 입주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지금 집은 주방이라고 하기엔 너무 가스렌지와 1칸짜리 싱크대만 덜렁 있는 곳이어서 냉장고가 저 멀리 베란다에 있는데 요리할 때 정말 불편합니다. 재료를 다 꺼내와 나열하기에 공간이 부족해서 때마다 재료를 가지러 방을 가로질러 왔다 갔다 하는데 그것도 참 고된 일이랄까.. 

 

이 동네에 제가 처음 이사 왔을 때 분리수거를 꼼꼼히 해서 내놨는데 한방에 훅 하고 쓸어가길래 그 장면을 몇 년째 보고는 분리수거할 마음이 안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다음 집은 분리수거 규칙이 간단하게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싶긴 합니다. 음식물 쓰레기도 어지간하면 안 내놓는 편이긴 한데 그래도 음쓰 버리는 방법이 중요할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지인(4)이 여름에 보일러를 켜보지 않은 채 이사를 했는데 가을쯤이었나 보일러가 고장이 났더래요. 그래서 주인집에 말했는데 니가 고장 낸 거 아니냐며 덤터기를 씌웠다고 해요. 아니 근데 입주자가 뭘 어떻게 하면 보일러를 고장낼 수 있으며 설사 입주자가 쓰다가 고장이 났더라도 원룸이고 월세를 받는데 고쳐줘야 되는 거 아닙니까? 월세 뭐하러 받는 거여... 내 지인(5)은 5천 원짜리 샤워기 대가리까지도 주인집에서 갈아줬다고 하던데.. 진짜 주인 잘 만나는 게 복인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입주 전이나 입주하자마자 하자가 있는 부분은 다 찍어서 바로바로 수리를 요청하거나 상황보고를 해놓는 게 귀찮지만 좋지 않을까 하고 ^^...

 

마지막으로 전 세입자 성별이 아주 중요한데요. 남자가 살았다고 하면 좀 더 꼼꼼하게 봐야 됩니다. 지인(6)은 이사 들어간 집에서 아주 상상치도 못한 흔적을 발견하고 경악했던 이야기를 저한테 들려주었었는데요.. 끔찍합니다. 근데 잘 생각해보면 새로 사람이 들어오는데 주인이 입주청소를 안 해놨던 것일까..? 무책임해.. 

 

요즘은 중개인들이 입주자에게 직접 복비를 받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집주인이 복비를 부담한다고 하던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복비는 어떻게 정리하는지도 물어봐야겠습니다. 사실 진짜 마음에 들면 복비 정도야 살짝 낼 수 있겠죠.. 마음에 안 드는 집 억지로 들어가는데 복비 내려면 열 받겠지만ㅋㅋㅋ

 

이상 낡은이 기준의 원룸 구하기 체크리스트였습니다. 

이 넓고 넓은 많고 많은 집중에 낡은이의 집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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