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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불백] 신촌 세브란스 앞 한식, 혼밥 가능 맛집

낡은이 2021. 3. 2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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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두 번은 서울 병원에 가야 하는 엄마가 낯선 신촌 땅에서 매번 혼자 적당히 끼니를 때우는 것 같아서 병원 같이 가는 김에 맛있는 거 좀 같이 먹어야지 싶었다. 

원래 세브란스병원 안에 있는 구내식당에서 편하게 드셨는데 언제부턴가 외부인 출입 금지가 되어서 병원 밖에서 혼자 식사를 하실 수밖에 없었고, 눈치 안 보고 혼자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은 김밥집뿐이었던 것 같다. 

 

엄마는 고기도 잘 안드시고 최근에는 양까지 확 줄어서 뭘 얘기해도 먹고 싶단 반응을 안 하셨는데 쭈꾸미, 낙지 얘기를 하니 조금은 흥미가 있으신 듯했다.

신촌역 3번 출구에서 세브란스로 걸어 올라가는 길에 에뛰드하우스 옆 골목으로 들어서니 바로 보였다.

 

 

 

외래 들어가기 전에 시간이 많이 여유로워서 점심을 먹고 올라가기로 했는데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손님이 많지는 않았다. 

검색해보니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영업하고 혼밥 하기도 좋은 곳이라고 했다.

그 글을 증명하듯 밥 한 그릇을 더 추가해가며 여유롭게 혼밥 하는 손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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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폭한 육식주의자인 나라면 불백을 시켰어야 마땅했으나 요즘 그 흉폭함도 소화력이 딸려서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 엄마가 좋아하는 쭈꾸미로 주문.. 했나 싶었는데 낙지를 시켰나 봅니다?ㅋㅋㅋ

쭈꾸미든 낙지든 엄마는 붉은고기보다 해물 쪽을 좋아하시니 상관없었다.

 

나오자마자 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먹는데 정신이 팔려서 한입씩 먹은 다음에 찍었다.

엄마는 밥 한 그릇을 다 못 드시니 반 나눠서 소량만 드셨고 나는 반그릇을 먹고 내 밥까지 다 먹었다.

2인분인데 생각보다 양이 적은 것게 느껴졌다.

나는 입이 짧아서 밥집 가도 밥 한그릇을 안 넘기는 편인데 반찬을 삭삭 긁어먹어도 배가 안 차서 평소보다 더 먹었다.

내 취향은 반숙인데 나온 건 완숙이라 좀 아쉽긴 했지만 달걀프라이가 없었으면 나는 더 배고팠겠지?.. 

 

소량 먹은 밥도 소화가 안 된다며 바깥바람을 쐬고 오시겠다던 엄마가 금방 되돌아오길래 왜 안 나갔냐고 했더니 바깥에 남자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어서 못 나갔다고 했다.

 

나는 다시 갈 식당과 다시 가지 않을 식당을 고르는 기준에 그 식당의 청결, 위생 등을 최우선으로 두는데, 식당 조리원이나 종업원 등이 식당 근처에서 다 보이게 담배를 피우는 경우 절대 다시 가지 않으며, 식당 근처에 담배를 피우게끔 방치해두는 곳도 다시 가지 않는다.

나중에 밖에 나왔더니 식당 입구까지 담배연기가 날아와 불쾌할 정도로 담배들을 피우고 있었다.

 

맛있는 음식도 중요하지만 이런 사소한 것들이 다시 발걸음 하기 싫게 만든다는 것도 사실이다.

식당 주변을 청결히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먹을 때는 정말 삭삭 긁어 맛있게 먹었는데 안타깝다.

배가 고파서 맛있게 먹은 걸까 라는 생각까지 들게 만들다니. 슬프다.

 

계산하고 나올 때 다시 올 생각으로 명함을 들고 나왔는데 아마 다시 가지 않을 것 같아...

신촌세브란스 근처 혼자 다닐 수 있는 맛집을 다시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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